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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다 보니 기록

요즘 물류센터에 사람이 정말 많아졌어요

by livingnote-kr 2026. 7. 13.

요즘 물류센터 알바를 가면서 제일 먼저 느끼는 건 사람이 정말 많아졌다는 거예요. 한국 사람도 많고 외국인들도 많고, 어느 날은 “오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가 아니라 “이 정도면 역대급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안전모가 모자라서 도급업체 쪽에서 급하게 구해오는 날도 있었어요. 물류센터 관계자분들도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원래도 사람이 적은 곳은 아니지만, 요즘은 정말 부쩍 늘었다는 게 현장에서 바로 느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해고도 많고 경기도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일을 구하는 입장에서는 물류센터에 사람이 이렇게 몰리는 게 그냥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이 많으면 좋은 점도 있긴 합니다. 일이 조금 덜 힘든 날도 있어요. 혼자 감당해야 할 양이 줄어드니까 몸은 확실히 덜 갈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단점도 바로 따라오더라고요. 일이 빨리 끝나면 좋을 것 같지만, 시간당으로 계산되는 알바는 빨리 끝나는 만큼 급여가 작아져요. 연장근무도 내가 하고 싶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일을 더 하고 싶어도 현장에서 필요 없다고 하면 끝나는 거죠.

그래서 참 애매합니다. 사람이 많아서 덜 힘든 건 좋은데, 빨리 끝나서 돈이 줄어드는 건 또 아쉽고요. 몸은 덜 힘든 날인데 마음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요즘은 일하면서도 자꾸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오늘은 몇 시간 했지?”, “이러면 얼마 정도 나오지?”, “이번 주는 그래도 괜찮을까?” 하고요.

※ 실제 근무지 사진이 아닌, 글의 분위기를 표현한 참고 이미지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2층 정렬 쪽이에요

저는 물류센터에서 2층 정렬 쪽 일을 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라인을 타고 올라오는 택배박스들이 엉키지 않게 정리하고 밀어주고, 흐름이 막히지 않게 보는 일입니다. 말로만 들으면 그냥 박스 좀 정리하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정신이 없습니다.

상차 쪽에서 물건들이 라인을 타고 올라오는데, 그게 한 줄로 얌전히 오는 게 아니에요. 네 줄이 동시에 올라오기도 하고, 박스 크기도 다 다르고, 어떤 건 가볍고 어떤 건 무겁고, 어떤 건 모양도 애매합니다. 그게 눈앞에서 계속 밀려오다 보면 머릿속이 순간 하얘질 때가 있어요.

가끔 “대충 설렁설렁하면 되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처음엔 그런 마음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눈앞에서 박스가 엉키고, 라인이 막히고, 기계에서 경고등까지 울리면 그게 마음처럼 안 됩니다.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요. 정신없이 밀고 빼고 정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가 박스 사이에 끼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몸에 멍이 정말 많이 들어요. 택배박스에 치이고, 기계에 부딪치고, 다리에 피멍도 생깁니다. 집에 와서 씻다가 다리를 보면 “아, 오늘 또 이렇게 됐구나” 싶어요. 일하는 순간에는 정신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 집에 오면 그때부터 몸이 알려줍니다. 여기가 부딪혔구나, 저기가 눌렸구나 하고요.

쉬는 시간과 현장 분위기는 아직도 적응이 안 돼요

물류센터 안에는 여러 안내문도 있고, 현장마다 정해진 규칙도 많습니다.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다니는 곳에는 크게 플랜카드가 붙어 있었어요. 120분 일하고 20분 휴식이라는 식의 문구였던 것 같은데, 막상 일하다 보면 그런 문구를 왜 걸어놨지? 싶어요. 점심시간은 30분밖에 안 되거든요.

30분 안에 밥 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다시 일할 준비까지 하려면 정말 순식간이에요. 천천히 앉아서 밥을 먹는 느낌이라기보다 그냥 급하게 넣고 다시 나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몸 쓰는 일인데 쉬는 시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질 때마다 속으로는 화가 나기도 해요. 물론 현장마다 사정이 있고 규칙이 있겠지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더 기가 찼던 건 물류센터 안에 있는 편의점 비슷한 공간이었어요. 거기에 써 붙여놓은 경고문이 저는 좀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수기가 있는데 믹스커피를 가져와서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는지, 뜨거운 물을 꺼놓고 물도 쓰지 말라는 식으로 적혀 있었어요. 거기 앉아서 밥도 먹지 말라고 하고, 전자레인지도 그렇고, 외부음식도 금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장사하는 공간이니까 그럴 수는 있겠죠. 무단으로 쓰는 사람이 많았을 수도 있고, 관리가 힘들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야박하게 느껴졌어요. 하루 종일 몸 쓰는 사람들이 잠깐 물 마시고, 밥 먹고, 데워 먹는 것도 이렇게까지 눈치 봐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지만, 그날은 조금 서글펐어요.

설명을 잘해주는 사람도 있고,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도 있어요

물류센터 일이 힘든 건 몸 때문만은 아니에요. 새로운 일을 할 때는 누구나 처음엔 버벅거리잖아요. 설명을 잘해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짧게라도 “이건 이렇게 하면 돼요”, “여기 막히면 이렇게 빼면 돼요” 하고 알려주세요. 그러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조금 덜 불안합니다.

그런데 간혹 설명은 거의 없이 소리부터 지르는 분들도 있어요. 목청은 또 얼마나 좋으신지 계속 소리가 들립니다. ㅎㅎ 물론 현장이 정신없고, 라인이 멈추면 안 되고, 안전 문제도 있으니까 큰소리가 날 수 있다는 건 알아요. 그런데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소리부터 들으면 더 당황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 근로자분들한테는 더 크게 소리 지르는 경우도 봤어요. 알아듣지 못하니까 답답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옆에서 보면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또 어떤 날은 외국인 분들에게는 아예 쉬운 일만 시키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어요. 그러면 힘든 쪽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속으로 “뭐야…”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ㅎㅎ

물론 제가 모든 상황을 다 아는 건 아니에요. 그분들마다 배치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숙련도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죠. 다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작은 차이들도 다 보입니다. 몸이 힘들 때는 그런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고요.

그래도 제가 계속 가는 이유가 있어요

이렇게 쓰다 보면 “그럼 왜 계속 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힘들고, 멍도 들고, 소리도 듣고, 쉬는 시간도 짧게 느껴지는데 왜 계속 나가고 있을까 하고요.

그래도 제가 물류센터 알바를 계속 가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요. 일단 끝나는 시간이 빠른 편입니다. 연장을 해도 4시 30분쯤이면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 시간에 끝나면 집에 와서 씻고, 저녁 준비하고, 아이 챙길 시간이 조금은 남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하루가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은 덜해요.

만약 이 일을 오후 6시까지 해야 한다면 저는 아마 못 했을 것 같습니다. 물류센터 일이 체력적으로 가벼운 일이 아니잖아요. 6시까지 일하고 집에 오면 저녁도, 집안일도, 아이도 다 버거웠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 일찍 끝나니까 버티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급여가 바로바로 들어오는 것도 커요. 월급처럼 한 달을 기다리는 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일 끝나자마자 바로 입금이 되니까 마음이 또 달리 움직여요. 큰돈은 아니어도 바로 확인되는 돈이 주는 안정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힘들어도 “그래도 오늘 하루 했으니까 얼마는 들어오겠지” 하면서 버티게 됩니다.

사람이 많아진 물류센터를 보면서 구직 걱정도 커졌어요

요즘 물류센터에 사람이 넘쳐나는 걸 보면 마음이 복잡합니다. 예전보다 사람이 많아진 게 단순히 “알바하러 온 사람이 많네”로만 보이지 않아요. 누군가는 본업이 끊겨서 왔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당장 생활비가 필요해서 왔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저처럼 다음 일을 찾는 동안 버티려고 온 걸 수도 있잖아요.

저도 구직 중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더 크게 들어요. 생산직 면접도 보고, 다른 일자리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류센터에도 사람이 이렇게 몰린다는 건 그만큼 다들 일자리가 쉽지 않다는 뜻처럼 느껴졌어요. 안전모가 모자랄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으면 센터 입장에서는 좋을 수도 있겠죠. 필요한 인원을 그때그때 채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경쟁이 더 많아진 느낌도 있습니다. 연장을 하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일이 빨리 끝나면 그만큼 급여도 줄어들고, 다음에 또 배정될 수 있을지도 신경 쓰이니까요.

예전에 물류센터에서 몸이 너무 힘들어 쓰러질 뻔했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제 몸이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면, 요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몸은 여전히 힘든데, 이제는 사람까지 많아지니 “내가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일해야 하지?” 하는 걱정이 더 커졌어요. 현장에 서 있으면 박스만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모인 사람들의 사정까지 같이 보이는 기분입니다.

힘들어도 지금은 이렇게 버티고 있어요

물류센터 일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택배박스에 치이고, 다리에 멍이 들고, 라인이 엉키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쉬는 시간이나 현장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날도 있고요. 그런데도 저는 아직 나가고 있습니다. 이 일이 제일 좋아서라기보다, 지금 제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 끝나면 집에 와서 씻고 저녁을 준비할 수 있고, 급여가 바로 들어오면 당장의 숨통이 조금 트입니다. 힘든 만큼 확실히 몸으로 느껴지는 일이고, 그날그날 제 체력도 바로 확인하게 돼요. 어떤 날은 “아, 오늘은 그래도 괜찮았다” 싶고, 어떤 날은 “이건 오래는 못 하겠다” 싶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겁부터 먹지는 않으려고요. 물류센터도 처음에는 제가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어떻게든 하루는 지나가더라고요. 물론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은 또 하루를 버티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요즘 제 생활은 이런 식입니다. 일자리를 찾고, 면접을 보고, 떨어지기도 하고, 다시 물류센터 알바를 가고, 집에 와서 씻고, 저녁을 준비합니다. 특별한 성공 이야기는 아직 없어요.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니까요. 지금은 이렇게라도 움직이면서 다음 자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물류센터에 사람이 많아진 걸 보면서 마음이 더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기도 했어요. 다들 각자의 이유로 그곳에 서 있는 거겠죠. 저도 제 이유로 거기에 서 있고요. 오늘도 멍든 다리를 보면서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는 해냈다고 생각해 보려고요.